posted by Kyleslab 2014. 10. 13. 00:31

  여행전에는 업무등 핑계로 운동부족때문이었는지 서있거나 걸을때 다리에 힘이 좀빠져서 힘들었는데 이번에 여행을 가서는 하도 많이 걸어다녀서였는지 다리힘이 빠지는 것은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다리에 족적근막염이 올 정도로 아프고 여행말미에는 무릎과 허리가 아펐다. 

  회사 출근할때는 아침마다 눈이 굉장히 피곤하고 아픈 날이 많았는데 여행다니고 놀 때라서 그런가 아침에 아프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스페인은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가기전에는 워낙 주위에서 인터넷에서 겁을 줘서 걱정많이했는데 부분적으로는 확실히 온도가 높아 뜨거운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리나라 온도와 비슷했고 뜨거운 곳도 습도가 낮아 그늘만 가면 시원했다. 평균온도가 사십도가 넘는다고 했으나 사십도를 넘은 것은 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름보다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심지어 그라나다에서 아침에는 너무 추워서 바람막이를 꺼내입어야 했다. 
 
  사람들은 일에서든지 생활에서든지 여유가 느껴졌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때면 내 자신도 많은 여유를 가져야만 했다. 한국처럼 생각하면 안됐다. 심지어 주문하고 음식받는데 삼십분동안 멍하니 앉아있는 경우도 있었다. 구조상으로도 보통 종업원이 한명인 경우가 많았다. 인건비가 비싸서 그런걸까? 아님 문화적으로 한명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걸까.


  여행은 항상 시작전에 설레임을 주다가 시작하면 어리둥절하게 하다가 시작한지 모르게 끝이 나버린다.

  기시감이라고 해야하나 괴리감이라고 해야하나.. 나는 그대로 어제 마드리드에 있던 나 그대로인데 지금 나는 이곳 한국에 있다. 이 이상한 감정, 이 괴리감은 앞으로도 몇일 동안 계속해서 괴롭힐것이다.. 과연 언제쯤 이것에서 벗어나고 의연해 질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현실이 두렵지 않아질까?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가면 갈수록 두려움은 더 커져만간다.
난 분명히 어제 거기 있었는데.. 기억이 이렇게 생생한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여행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유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실에서 나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시간도 정말 극히 적다. 아침에 일어나면 회사를 가서 일해야하고 야근을 해야하고 주말에는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해야한다. 
그런데 여행은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다. 그 시간내에서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던 자유다. 참 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없다는 것에 한탄스럽지만 한편으로 기쁘다. 여행은 온전히 내가 나일수있는 시간이라 너무 좋다. 가면 쓴 내가 아닌 나로써 살게 해준다. 

  요즘 나는 새로운 것에 갈망한다. 현재 갖고있는 것만으로 충족하지 못하는 듯하다. 여행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새로운 경험. 새로운 볼거리, 새로운 사람, 새로운 맛등을 경험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도전을 즐기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것에 무서워한다. 이것은 나한테 좋은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